토요타 운전 지원 기능과 닛산 프로파일럿, 승자는? [자율주행 레벨 1-2 기술 심층 비교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과 함께, 개인용 차량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역시 눈부신 진화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레벨 2+에 해당하는 핸즈오프(hands-off) 기능도 더 이상 특별한 기술이 아니며, 본격적인 대중화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일본 시장에서 핸즈오프 기능의 대표 주자는 닛산의 ‘프로파일럿 2.0’입니다. 2019년, 일본 자동차 제조사 중 최초로 상용화된 이 기술은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한편, 자동차 업계의 절대 강자인 토요타는 2021년 ‘어드밴스드 드라이브’를 선보이며 핸즈오프 기능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두 회사의 기술 개발 행보는 대체로 비슷해 보이지만, 그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미묘한 차이점이 존재합니다. 토요타와 닛산, 양사의 대표적인 운전 지원 기능의 성능과 특징을 심층적으로 비교 분석해 보겠습니다.

기본 안전 패키지: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 vs. 닛산 프로파일럿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의 진화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Toyota Safety Sense)는 충돌 방지 지원 시스템(PCS), 차선 이탈 경고(LDA) 등 다양한 개별 기능을 하나로 묶은 예방 안전 기술 패키지입니다. 2015년 첫선을 보인 이후, 현재는 토요타의 거의 모든 차량에 기본 사양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초기에는 레이저 레이더와 카메라를 활용한 ‘Toyota Safety Sense C’와, 밀리미터파 레이더와 카메라를 통해 보행자 감지까지 가능한 고성능 버전 ‘Toyota Safety Sense P’로 나뉘어 제공되었습니다. 이후 세대를 거듭하며 긴급 조향 지원, 차선 변경 보조 기능 등이 추가되는 등 꾸준히 성능이 개선되었습니다.

특히 2015년부터는 ITS 전용 주파수(760MHz)를 활용한 V2X(차량-사물 통신) 시스템을 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시야 확보가 어려운 교차로에서 도로에 설치된 센서가 감지한 대향차나 보행자 정보를 차량이 수신하거나, 차량 간 통신으로 접근 정보를 파악해 안전성을 높이는 기술로, 현재의 레벨 4 자율주행 기술의 기반이 되는 중요한 기술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닛산 프로파일럿의 등장

닛산이 자랑하는 ADAS ‘프로파일럿(ProPILOT)’은 2016년, 미니밴 ‘세레나’에 처음 탑재되며 등장했습니다. 당시 ‘동일 차선 자율주행 기술’이라는 명칭으로 발표되었으나, 이후 ‘자율주행’이라는 용어가 운전자에게 오해를 줄 수 있다는 판단하에 현재는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프로파일럿은 고속도로 단일 차선에서 가속, 제동, 조향 제어를 보조하는 레벨 2 기술입니다. 정체 구간 주행이나 장시간 순항 주행 시 운전자의 피로를 크게 줄여주는 것이 특징이며, 고도의 이미지 처리 기술을 통해 실제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주행 감각을 구현합니다.

핵심 기술 비교: 어드밴스드 드라이브 vs. 프로파일럿 2.0

토요타의 상위 기술, 어드밴스드 드라이브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의 상위 시스템으로는 ‘토요타 팀메이트(Toyota Teammate)’가 있습니다. 이 시스템의 핵심 기능이 바로 핸즈오프 운전을 가능하게 하는 ‘어드밴스드 드라이브(Advanced Drive)’입니다.

렉서스 LS와 미라이(MIRAI)에 탑재된 ‘어드밴스드 드라이브’는 고속도로 본선 주행 시 강력한 운전 보조를 제공합니다.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설정하면 시스템이 교통 상황에 맞춰 차선 및 차간 거리 유지, 분기점 진입, 차선 변경, 추월 등을 스스로 판단하고 조작하여 목적지까지 운전을 지원합니다. 핸즈오프 가능 속도 범위는 시속 5~125km입니다.

이와 별개로, ‘어드밴스드 드라이브(정체 시 지원)’는 시속 0~40km의 고속도로 정체 상황에서만 핸즈오프를 지원하는 기능입니다. 기능이 제한적이지만, 비교적 저렴한 센서 구성으로 핸즈오프를 구현하여 기술 대중화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큽니다. 이 기능은 알파드, 벨파이어, 크라운, 랜드크루저 등 더 넓은 라인업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일본 최초의 핸즈오프, 프로파일럿 2.0

2019년 닛산이 선보인 ‘프로파일럿 2.0’은 일본 제조사 최초로 핸즈오프 주행을 상용화한 기술입니다. 스카이라인 모델에 처음 적용되었으며, 현재는 아리야와 신형 세레나 등에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 시스템은 내비게이션 시스템과 연동하여 설정된 경로를 따라 주행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하고 즉시 핸들을 조작할 수 있는 상태라면, 고속도로 동일 차선 내에서 핸즈오프가 가능합니다. 추월이나 분기점 진입 시에는 시스템이 360도 센싱 정보와 3차원 고정밀 지도(HD 맵)를 기반으로 최적의 타이밍을 판단해 운전자에게 제안하고, 운전자가 스위치 조작으로 승인하면 차선 변경을 시작하는 방식입니다.

편의 기능: 진화하는 자동 주차 시스템

양사 모두 운전자의 주차 스트레스를 덜어주는 고도화된 주차 보조 시스템을 제공합니다.

토요타의 ‘어드밴스드 파크(Advanced Park)’는 평행 주차, 직각 주차 및 출차 등 다양한 상황을 지원합니다. 특히 주차 공간을 미리 등록하는 메모리 기능을 통해 주차선이나 옆 차량이 없는 공간에서도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리모트 기능이 포함된 경우, 스마트폰 앱을 통해 차 밖에서 원격으로 주차 및 출차 조작이 가능합니다.

닛산의 ‘프로파일럿 파킹(ProPILOT Parking)’ 역시 조향, 가속, 제동, 변속, 주차 브레이크까지 모든 주차 과정을 자동으로 제어합니다. 메모리 기능을 지원하며, 인텔리전트 키를 이용해 차 밖에서 원격으로 차량을 이동시키는 ‘프로파일럿 리모트 파킹’ 기능도 제공됩니다.

최종 결론: 기술적 우위는 미미, 사실상 동등한 수준

정리하자면, 기본 ADAS는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 vs. 프로파일럿’, 그리고 핸즈오프 기능은 ‘어드밴스드 드라이브 vs. 프로파일럿 2.0’의 경쟁 구도로 볼 수 있습니다.

핵심인 핸즈오프 기능의 작동 속도 범위는 사실상 큰 차이가 없으며, 양사 모두 다이내믹 맵 플랫폼(DMP)의 3차원 고정밀 지도를 사용하므로 서비스 가능 지역에도 유의미한 차이는 없습니다. 물론 터널이나 GPS 수신이 어려운 일부 구간에서는 기능이 제한된다는 점도 동일합니다.

결론적으로, 토요타와 닛산의 최신 운전 지원 시스템은 세부적인 철학과 접근 방식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일 뿐, 운전자에게 제공하는 핵심적인 기능과 안전성 측면에서는 거의 동등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