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이 점령한 로봇청소기 시장, 삼성·LG부터 중견기업까지 ‘K-가전’의 반격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은 그동안 ‘가성비’와 물량 공세를 앞세운 중국 브랜드가 6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독주 체제를 이어왔습니다. 하지만 2026년을 기점으로 국내 가전 기업들이 프리미엄 라인업과 실속형 모델을 동시에 선보이며 강력한 반격에 나섰습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해킹 우려를 원천 차단하는 ‘보안’ 기술로, 로봇 전문 중견기업은 핵심 기능에 집중한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 전략으로 시장 판도를 흔들고 있습니다.

삼성·LG, “중국산 보안 불안감 잡는다”… AI와 강력한 보안으로 승부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중국산 제품의 약점으로 지적되어 온 보안 문제를 파고들며 프리미엄 시장 탈환을 예고했습니다. 최근 홈카메라 해킹 이슈 등으로 사생활 노출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진 점을 공략한 것입니다.

삼성전자는 2026년형 ‘비스포크 AI 스팀 울트라’와 ‘스팀 플러스’ 모델의 사전 판매를 시작하며 오는 3월 3일 공식 출시를 알렸습니다. 이번 신제품은 기존 모델 대비 흡입력을 약 2배 향상시켜 최대 10와트(W)의 강력한 성능을 자랑합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AI 기반의 액체 감지 기능입니다. 청소 중 쏟아진 물이나 반려동물의 배설물을 인식하면 기기가 이를 회피하여, 액체 흡입으로 인한 성능 저하나 오염 문제를 미연에 방지합니다. 또한, ‘이지패스(EasyPass)’ 휠을 장착해 최대 45mm 높이의 문턱이나 매트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삼성전자가 강조하는 핵심 경쟁력은 데이터 보안입니다. 해킹 등 외부 위협을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녹스 매트릭스(Knox Matrix)’와 중요 정보를 별도의 하드웨어 칩에 격리 저장하는 ‘녹스 볼트(Knox Vault)’를 탑재했습니다. 장애물 인식 과정에서 촬영된 영상 데이터는 기기 내부에서만 암호화되어 저장되므로, 서버 공격이 발생하더라도 외부 유출 걱정이 없습니다. 임성택 삼성전자 부사장은 “흡입력과 위생 같은 기본 성능 강화는 물론, 보안에 대한 소비자 불안을 근본적으로 해결했다”며 시장 리더십 확대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가격은 모델 및 자동 급배수 기능 유무에 따라 176만 원에서 204만 원대로 책정되었습니다.

LG전자 역시 올해 하반기 새로운 로봇청소기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지난 ‘IFA 2025’에서 공개된 이 제품은 업계 최초로 본체와 충전 스테이션 양쪽에서 스팀 살균이 가능한 것이 특징입니다. 좁은 주방 가구 밑에도 설치할 수 있는 콤팩트한 디자인과 함께, 자체 보안 솔루션인 ‘LG 쉴드(LG Shield)’를 적용해 중국산 제품의 해킹 이슈로 돌아선 소비자들의 마음을 공략할 예정입니다.

20만 원대 ‘가제트’의 등장… 중견기업의 기술력으로 완성한 실속형 혁신

대기업들이 100만 원을 호가하는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한다면, 20년 업력의 국내 로봇 전문 기업 유진로봇은 20만 원대의 합리적인 가격에 동급 최강의 성능을 담은 ‘아이클레보 가제트(GA-Z5000)’로 틈새시장을 공략합니다.

많은 소비자가 퇴근 후 여전히 바닥에 굴러다니는 머리카락을 보며 피로감을 느끼지만, 고가 제품의 가격 부담이나 중국산 저가 제품의 부실한 A/S 때문에 구매를 망설이곤 합니다. 아이클레보 가제트는 이러한 고민에 명확한 해답을 제시합니다.

제품명에서 알 수 있듯 이 로봇청소기의 핵심 무기는 ‘스마트윙(Smart Wing)’ 기술입니다. 주행 중 벽 모서리나 가구 틈새를 감지하면, 본체 측면의 사이드 브러시가 마치 형사 가제트의 팔처럼 튀어나와 청소 범위를 확장합니다. 기존 원형 로봇청소기가 구조적 한계로 놓치기 쉬웠던 구석 먼지를 브러시 길이를 1.5배 늘려 말끔히 긁어내는 방식입니다. 모서리 청소가 끝나면 브러시는 다시 본체로 수납되어 가구 손상 없이 매끄럽게 주행을 이어갑니다.

성능 또한 타협하지 않았습니다. 1만 파스칼(Pa)의 흡입력은 통상 100만 원대 고가 제품에서나 볼 수 있는 스펙입니다. 아이클레보 관계자는 “일상적인 먼지나 쌀알은 물론, 카펫 깊숙이 박힌 미세먼지까지 시원하게 빨아들이는 수준”이라며, “BLDC 모터를 탑재해 강력한 힘과 내구성을 동시에 확보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제조는 원가 절감을 위해 중국에서 이루어졌지만, 기획과 기술 설계, 그리고 품질 보증(A/S)은 한국 본사가 직접 관리하여 ‘고장 나면 끝’이라는 중국산 제품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로봇청소기가 필수 가전으로 자리 잡으면서 소비자의 눈높이가 높아졌다”며, “강력한 보안과 프리미엄 기능을 앞세운 대기업과 확실한 A/S 및 아이디어로 무장한 중견기업의 활약으로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