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사 인력 조정 발표
미국 저가항공사 스피릿항공(Spirit Airlines)이 오는 11월 1일부터 조종사 270명을 무급휴직 조치하고, 140명의 기장을 부기장으로 강등시키겠다고 7월 29일(현지시간) 공식 발표했다. 항공사 측은 10월 1일부터 기장 강등이 시행되며, 이는 항공사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축소된 운항 일정에 맞춰 인력 규모를 조정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스피릿항공은 성명을 통해 “수익성 회복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최대한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은 블룸버그 통신이 최초 보도한 내용으로, 현재 위기 극복을 위한 스피릿항공의 대대적인 사업 재편과 관련된 것으로 풀이된다.
회복을 위한 구조조정…프리미엄 항공사로 탈바꿈 시도
스피릿항공은 한때 미국 전역에서 초저가 운임과 최소한의 서비스를 앞세워 빠르게 성장해왔다. 이 전략은 주요 항공사들조차 ‘베이직 이코노미’ 요금을 도입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팬데믹 이후 항공업계의 인건비가 급등하고, 소비자들이 풀서비스 항공사를 선호하게 되면서, 기존 모델로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스피릿항공은 브랜드 이미지를 바꾸고 프리미엄 서비스를 지향하는 전략으로 전환했으나, 현재까지 뚜렷한 반등을 보이지는 못하고 있다. 앞서 제트블루(JetBlue) 및 프론티어(Frontier Airlines)와 인수합병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고, 2023년 11월 파산 보호 신청(챕터11)을 통해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이후 2024년 3월 회생 절차를 마무리했다.
파일럿 노조 반발…경력 손실 우려
미국항공조종사협회(ALPA) 산하 스피릿항공 지부의 라이언 뮬러 위원장은 “스피릿항공의 축소가 이어지면서 조종사들의 경력 가치와 직업 안정성도 무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2024년 9월 이후 이번이 세 번째 조종사 무급휴직 및 강등 조치라고 밝혔다. 조종사 노조 측은 조종사 고용을 보호하고 무급휴직 규모를 줄이기 위한 자발적 대체 방안에 대해 사측과 협의 중이다.
수요 감소가 구조조정의 핵심 배경
이번 인력 감축의 가장 큰 원인은 예상보다 저조한 항공권 수요다. 특히 미국 내 국내선 수요가 둔화되면서, 미국 시장에 집중된 저비용 항공사들은 직격탄을 맞고 있다. 반면, 풀서비스 항공사들은 프리미엄 좌석 수요 증가에 힘입어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스피릿항공은 2024년에도 수백 명의 조종사를 무급휴직시킨 바 있으며, 현재까지도 경영난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이번 조치로 영향을 받는 조종사는 총 400명 이상으로, 항공사 내부에서도 큰 혼란이 예상된다.
향후 전망
스피릿항공이 프리미엄 시장으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지만, 기존 저가 이미지와 서비스 수준에서 벗어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전문가들은 항공사 브랜드 재정비와 동시에 안정적인 수익 구조 마련이 병행되어야만 장기적인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